2015년 7월 28일 화요일

아이에게 성경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하자

책과 세상을 연결시키자


<img source: sherrirobbins.files.wordpress.com>


유대인태교의 시작은 임신시작의 확인에서부터이다. 남편은 아내의 임신사실을 확인한 순간 서점으로 달려가 성경을 사고 첫장에 날짜를 쓰고 그때부터 책을 읽어주기 시작한다. 이 성경은 아이의 성경이 된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정치학자 헨리 키신저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어려서 아버지를 통해 배운 성서 지식이 언제나 나의 삶을 지배한다. 성서에는 정치적인 원리가 전부 다 들어있다." 

유대인은 아이가 세살이 되면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성서를 읽어주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고 한다. 그리고 하루의 마무리도 머리맡에서 성경을 읽어주는 것으로 마무리가 된다. 식사시간에는 읽었던 성서이야기를 주제로 대화를 나눈다. 주제는 성경으로 마무리가 될 수 있지만, 사실 이야기의 시작은 성경자체는 아닐 수 있다.

그날 듣고 느낀점에 대해 아이가 말하면, 부모는 그 이야기와 관계된 성서이야기를 말해주고 교훈을 도출한다. 이정도 수준이 되려면, 부모도 성경에 관해 어느정도 깊은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다. (대대손손 이런 습관을 가지고 있는 유대인은 가능하다.) 물론 그렇지 못하더라도, 아이와 나누는 대화의 주제가 되는 성경지식은 누구나 알 정도의 상식선의 이야기이므로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좀 더 자라면, 아이도 부모와 함께 성경이야기를 주제로 토론을 할 수 있게 되는데,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바로 단순히 책을 읽고 함께 리뷰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유대인 부모는 아이의 현실과 책 속 이야기를 연결함으로써 아이와의 대화를 보다 실제적이고 입체적인 독서 체험으로 확장시킨다. 

예를들어 아이가 친구들과 장난감 때문에 싸운 이야기를 한다면, 폭력과 복수에 대한 성서 구절을 찾아 아이와 대화를 나누고 토론을 하는 것이다. 성경이야기와 그날 싸움 이야기를 연결하여 객관적으로 조망하고 앞으로 자신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를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다. 

주변에서 발생하는 어떤 일이든 대화의 주제가 될 수 있다. 과자를 먹고싶은데 못먹게 했다던지, 양치를 안하고 싶다던지, 복도에 세워둔 자전거든, 신호를 무시하고 도로를 무단횡단한 사람이든, 어떤 것이든 대화의 주제가 될 수 있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과 책 속 내용을 연결하는 실용적인 독서체험을 통해 아이들은 지식의 유용성을 피부로 깨닫는다.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자칫 책속에만 갇힐 수 있는 지식을 세상과 연결시켜 주는것이 중요하다. 자녀의 손에 책을 쥐어주는 것으로 부모의 역할을 다 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물론 그정도 하는것도 큰 역할이긴 하다.)  공부란 단지 머리속에 지식을 쌓는것이 아니라, 머릿속 지식들을 세상과 연결시켜 사고를 확장시키는 것이다. 공부방이나 교실, 혹은 책 속에만 갇혀 있는 지식은 아직 심지 않은 씨앗과도 같다. 씨앗을 땅에 심고 햇빛과 바람과 비를 맞게 해야 나무로 자란다. 어릴 때부터 세상과 지식을 연결하는 습관을 들이면 더욱 입체적이고 살아 있는 공부를 할 수 있다. 

따라서, 부모의 역할은 '사상과 연결된 지식 쌓기'를 습관화해 주는데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시작점은 진심어린 대화이다. 다른사람들에게 체면을 세우고 자랑하고 싶어서가 아닌 진심으로 아이를 사랑하고 염려하기 위해서 대화를 하는 것이다. 아이는 진심이 담긴 부모의 말에 마음을 연다. 

강제적으로 윽박질러 공부를 시키면 즉각적 효과는 나타날 수 있지만 그것은 '죽은공부' 이다. 아이가 스스로 세상을 알아가고 자기 지식을 통해 사고를 확장해 가는 진짜 공부는 내적으로 동기가 충만해야 가능하다. 그리고 그 동기의 시작은 부모의 진심어린 대화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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