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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한 회사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 아이들과 지내는 것은 쉽지가 않다.
같이 지내는 것이야 어렵지 않지만, 웃는 얼굴로 아이들을 대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뜻이다. 특히 밥을 안먹겠다고 때를 쓰거나,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을 계속해대는 아이를 몸이 피곤한 상태에서 화를 내지 않고 웃는 얼굴로 받아주는 것은 내 경우에는 거의 불가능하다. 다만 자기전까지 짜증을 안낼수만 있다면 좋으련만..하는 바램 뿐이다.
어제는 오랜만에 회사에서 일찍 일이 끝나서 좋은 컨디션으로 집에 돌아왔다. 첫째는 집에 사람이 들어오면 제일먼저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다. 현관까지 뛰쳐나와서 누가 왔는지 확인하는데, 대부분의 경우 저녁시간에 집에 들어오는 사람이 아빠기 때문에, 나오면서 "아빠~!!" 라고 소리지르며 나온다.
그나마 덜 피곤해서인지, 어제는 수아를 많이 안아주고, 또 책도 많이 읽어주고, 해 달라는걸 하나도 거부하지 않고 다 해 주었다.
결정적으로 목욕을 시킬때 보통은 머리를 잘 감으려고 하지 않는데, 며칠째 잘 달래놔서 머리감는데 비교적 협조적이긴 한데, 샤워기로 머리마사지를 오랫동안 부드럽게 시켜주었다. 심지어는 마사지를 하는 동안 아이가 잠들어 버렸는데, 그상태로 십여분간 안고 있기도 했다. 그랬더니 목욕을 마치고 옷을 입히고 있는데, 아이가 말했다.
"수아는 아빠 좋아요, 아빠는 수아 좋아요?"
아이는 정치적이거나 가식없이 말한다는 걸 알기 때문에, 오늘 수아가 정말 기분이 좋고 나로 인해서 만족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나는,
"아빠도 당연히 수아 좋아하고 사랑하지~"
라고 대답했다.
아이는 재차, "엄마는 수아 좋아요" 라고 물어봤다. 웃음이 나왔지만, 애써 참았고, 아이 엄마도
"엄마도 수아 사랑하지~"
라고 대답했더니 아이는 그때부터 좋다고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내가 평소에 얼마나 아이를 대할때,
내 기분에 따라, 내 상태에 따라 다르게 대했는지,
사실 매일 동일한 태도로 아이를 대했었다면,
아이가 저렇게 따로 말하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아이한테 미안했고, 또 사실 매일 똑같이 저렇게 아이와 놀아주고
아이가 부모사랑에 만족할 수 있도록 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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