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뇌과학연구로 유명한 카이스트 '정재승'박사님께
아이들에게 어떤 공간이 좋은지,
즉 아이방을 어떤식으로 꾸며주는 것이 좋은지 질문한적이 있다.
질문을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아이들이 노는 방을 깔끔하게 치워서 맘껏 놀수 있는 여유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주는것과
다양한 놀이기구와 장난감으로 가득 채워주는 공간중 어떤 공간이 아이의 지적 정서적 발달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 물은 것이었다.
대답은 이것도 저것도 아니다 였다.
<위: 넓고 잘 정리된 공간 vs 아래: 많은 장난감과 놀것이 구비된 공간>
'수퍼맨이 돌아왔다'를 보면 송일국의 삼둥이를 위한 방에는
맘껏 뛰어놀수 있는 너른 공간,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한 쿠션만이 구비된 공간을 볼수 있다.
그걸 보면서, 그래 역시 아이들은 집에서도 다양한 몸을 이용한 놀이를 할 수 있도록
공간을 되도록 비워주는게 좋은거구나, 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반면에, 아이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아이에게 자주 장난감을
주시면서, 아이들은 장난감을 많이 가지고 놀아야 지적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하신다.
젊은 부부인 우리는 전자를 지지하고, 나이드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후자를 지지한다.
이것이 질문의 발단이었다.
이 질문에 대해 정재승박사님은 다음과 같은 사례를 말해 주셨다.
미국의 한 과학자가 자신의 자녀를 가지고 실험을 했다고 한다.
(좀 무시무시한 부모임에는 틀림이 없다)
실험에서 아무것도 없는 공간은 아이의 지적발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즉, 놀이공간은 적당한 놀이감으로 반드시 채워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놀이공간이 막연히 많은 장난감으로 채워진것이 그럼 좋으냐의 문제인데,
그에 대한 답은 또한 'NO' 였다.
일반적인 장난감 및 놀이시설이 구비된 공간에서 아이가 얼마나 집중력을 발휘하는가를 살펴보면
1-2번 가지고 놀다가 금새 다른곳으로 옮겨가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즉, 아이가 앉아서 꾸준히 집중해서 흥미를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이 아니라면,
거의 1회성 놀이기구로 전락해 버릴뿐 아니라, 아이에게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공간만 차지하는 꼴이 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좋은 장난감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교수님은
해변의 모래장난을 하는 아이들의 사진을 보여주셨다.
<img source : www.omoarabia.com>
"해변에서 아이들이 모래놀이를 할때 엄청난 집중력을 가지고 오랜시간동안 놀이를 한다.
모래만큼 아이가 창의력을 발휘하도록 도와주는 장난감은 없다.
또한 모래는 뚜렷한 소유의 개념을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장난감처럼 니꺼 내꺼 하다가 싸우는 일도 없을 뿐더러,
오히려 서로의 작품을 위해 공유하는 것을 배우면서 사회성까지 키울수 있다.
어른들은 멀리서 아이들을 지켜보며 아이가 안전한지 볼수 있기 때문에
모래사장에서 아이들을 놀게 하는것만큼 좋은 것은 없다."
이 말의 요지는, 방에 아이를 위해 모래를 깔아주라는 게 아니다.
즉, 아이가 방에서 꾸준히 집중해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도구이면 무엇이든 OK라는 것이다.
즉, 쓸데없는 많은 장난감보다는, 아이가 다양한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장난감이라면 종류나 수량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가장 잘 꾸민 아이의 방은, 군더더기 놀이기구가 없는,
아이가 가장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놀이감 한두가지만 비치된 여유있는 공간이다.
어서 아이의 방을 치워주고, 쓸데없는 장난감들을 처분하도록 하자.
그리고 한가지 더 !!
가장 창의력을 자극하는 공간은
천장고가 높은 공간이라는 점도 염두해 두자.
낮은 천장고 보다는 높은 천장고에서 생활할때
더 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는
솔크연구소에서의 연구결과는 결코 빈말이 아닐 것이다.
새로운 집을 마련하시는 엄마아빠들이여
혹시 마이너스옵션으로 입주를 한다면
천장은 반드시 우물천장으로 만들어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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