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읽지 못하는 아이들과도 독서토론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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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토론은 책을 읽은 아이와 책의 내용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상상력이나 창의력을 높이기 위한 독서방법이다. 그렇다면, 아직 글을 읽지 못하는 어린아이의 경우에도 독서토론이 가능할까? 답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독서토론은 책을 읽고나서 하는 것인데, 본인 스스로가 책을 읽지 못하더라도, 부모가 읽어줄수 있고 내용만 어느정도 이해를 했다면 어떤 내용에 관해서든 일단 토론을 진행 할 수는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의 수준에 따라 우선은 책의 기본적인 내용의 인식에 대한 주제로 토론을 시작해야 한다. 이제 갓 3살먹은 아이에게 심도있는 독서토론을 기대할 수는 없다.
예를 들면 '방귀대장 뿡뿡이'를 읽고나서, 아이에게 던질 수 있는 질문은 "방귀대장 뿡뿡이는 왜 방귀를 많이 뀌었을까?" "방귀대장 뿡뿡이가 방귀를 몇번이나 뀌었더라?" "방귀대장 뿡뿡이는 왜 이름이 뿡뿡이 일까?" 식의 질문이면 족하다. 그럼 아이는 좀 엉뚱하지만 다양한 대답을 할 수 있고, 또 거꾸로 부모에게 많은 질문을 할 수 있다. 이때 절대 부모는 직답을 해서는 안된다. 아이가 더 많은 상상과 혼자만의 창의적인 대답을 할 수 있도록 또다른 질문을 던져주어야 한다.
예를 들면 아이가 '엄마, 방귀대장 뿡뿡이는 왜 팬티를 안입고 다녀?'라는 질문을 했다면, '그건 방귀를 더 잘 뀌기 위해서이지' 식으로 답을 해버리면 그 질문에 대해서 아이는 더이상 어떤 생각도 하지 않고 그 대답을 받아들여 버리므로 그걸로 끝이다. 하지만 아이의 질문에 '글세...엄마도 잘 모르겠는데...왜 팬티를 안입을까...수아생각에는 왜 팬티를 안 입는거 같아?' 라고 되물어 보는 것이다.
그럼 아이는, 음...하면서 다양한 자기생각들을 말해낼 것이다. 즉, 아이에게 스스로 고민해 보는 시간을 주는 것이다. 여기에는 많은 인내가 필요하다. 비록 아이가 엉뚱한 대답을 해 내고, 사리에 어긋나는 대답을 하더라도 그것에 대해 지적하고 교정하려고 하면 안된다.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 시기에는 많은 상상력과 다양한 사고를 할 수 있도록만 도와주면 그걸로 성공인 것이다.
아이의 질문에 대해 정답이나 교훈을 알려주려는 행동은 부모로써 게으른 행동이다. 아이 스스로 생각해서 깨닫도록 해 주어야 한다. 남이 알려주는 것은 절대 나의 것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아이가 질문을 하면 아이에게 다시 질문을 돌려주어 스스로 자신만의 답을 찾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좀 더 자라서 스스로가 정보를 찾을 수 있는 능력이 되면(즉, 글을 읽을 수 있을때가 되면) 그때는 해결하지 못하는 답에 대해서도 알아가게 될 것이다. 모르는 것을 알아가는 것은 학습에 있어서 크나큰 동기가 된다.
훌륭한 부모는 아이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는 보모가 아니라 아이와 잘 놀아주는 부모이다. 아이에게 뭔가 시간이 날때마다 지식을 주입하려 하지 말고, 우선은 아이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간의 삶은 '관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즉 부모와 아이와의 관계는 모든 사회성의 기본요소이다. 아이와 토론하는 것에 대해 부담스럽거나 학습의 일환으로 생각하지 말고, 아이와의 관계를 돈독히 하고 서로 소통하는 연습을 하는 것으로 여겨야 한다. 그렇다면 그것은 딱딱한 공부가 아니라 아이와 자연스럽게 놀아주는 것이 되게 된다. 그럼 아이도 그것을 하나의 놀이로 인식하게 되고 지루해 하거나 억지로 하게 되는 것이 아닌, 자발적이고 재미있게 계속 하고싶어지는 것이 되므로, 지속적인 학습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질문을 많이 한다는 것은 그만큼 책속의 내용을 잘 인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사소한 질문에도 성심성의껏 반응해 주어야 한다. 말도 안되는 질문을 한다고 해서, 귀찮아 하거나 반복적인 질문을 한다고 해서 쉽사리 넘겨버리게 되면 아이의 질문은 줄어들거나 더이상 질문을 하지 않게 될 수 있다. 한편의 동화를 읽어주고서도 시시콜콜 묻는 아이가 아무반응도 보이지 않는 아이보다 천배는 낫다.
이렇게 공부하는 것은 매우 오래걸리는 것 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것이 가장 빠르고 정확한 길이다. 교육의 목적은 빨리 정답을 찾는것에 있지 않다. 평생 학습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할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성공이다. 우리나라처럼 생후 20년안에 모든것이 결판난다고 생각하고 죽도록 지식을 머릿속에 넣어주기 위해 고생하는 부모들과 아이들, 과연 아이의 20년 이후 그들의 삶은 지속가능한 행복을 영위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 혹, 좋은 직장과 남들 부러워하는 지위를 가지더라도 세계속에서 그들의 위치는 어떠할까? 우물안의 개구리가 되지 말자.
다시 어린아이의 독서토론으로 돌아와서 한가지 팁을 주자면, 아이에게 이런 질문을 해 볼수 있다. 책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 이야기 한 후 "만약 등장인물이 다르게 행동했다면 그 사건의 결과가 어떻게 달라졌을까?" 이 질문은 아이로 하여금 글속의 이야기 전개를 정확하게 이해하게 할 뿐만 아니라, 이야기 전개에 대해 미래를 예측하거나, 사건으로 인한 인과를 논리적으로 추론해 보도록 하는 능력을 길러 줄 수 있다. 그렇게 하면 새로운 이야기를 쓸 수 있다. 아이 스스로가 전지적 관점에서 새로운 글쓴이가 되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다. 아이는 희열을 느낄 것이고, 이렇게 해 보는것에 재미를 들이게 될 것이다. 다양한 상상력과 나만의 아이디어는 아이가 자란후에 아이에게 엄청난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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