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18일 화요일

놀이가 곧 공부다

놀이와 공부를 분리하지 말자 



<img source: theintelligentnest.files.wordpress.com>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를 둔 부모는 얼마나 행복할까? 내 아이는 왜 공부하기를 그렇게 싫어할까? 일단 배움과 놀이를 분리하는 순간 비극이 발생한다. 아이들은 놀고싶어하지 공부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배움의 욕구는 놀이에서부터 시작한다. 즉, 가장 하고싶어 하는것이 배움의 시작인 셈이다. 아이들에게 놀이는 알아가고싶어 하는 시작점이다. 따라서 놀이와 공부는 분리될 수 없다. 놀이와 배움을 분리하기 시작하면, 아이는 놀이를 위해 할 수 없이 배움을 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그때부터 배움에 대한 거부감이 생기게 된다. 놀이의 개념을 빼 놓은 공부는 얼마나 지루한 것이 되는가. 우리 어른들 스스로가 더 잘 알 것이다. 

모르는 것을 알아가는것 자체가 이미 즐거운 놀이이다. 호기심으로 가득찬 아이들은 모든것에 관심을 기울이고 알아기기 위해 발버둥 친다. 그 행위가 바로 놀이인 것이다. 오늘날의 교육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무시한채, 지식우겨넣기르 하듯이 아이에게 공부를 강요한다. 호기심이 결여된 상태에서 학습이 진행되면 아이는 부담감을 느끼고 심지어 거부감을 느끼게 된다. 당장 서울대학교에 들어가야 해서 시험을 봐야하는 상태가 아니라면 아이를 놀게 내버려 두자. 놀면서 스스로 학습해 나가도록 하되 약간의 도움을 주면 된다. 그것이 바로 놀이와 학습을 자연스럽게 연결시켜 주는 것이다. 

알면서도 부모들이 자꾸 아이들에게 학습을 강요하는 이유는 뭘까? 바로 이 사회의 조급증 때문이다. 극도로 경쟁화된 사회, 이 사회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조금이라도 더 알아야 한다는 조급증. 모든 비극의 시작이 여기에 있다. 하지만, 사실상 잘 생각해 보면, 그렇게 빨리 빨리 더 많은 지식을 아이의 머릿속에 넣어 주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내 아이가 경쟁력을 가지게 되는데 과연 얼마나 도움이 되는것일까? 내 관점에서는 절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이다. 우리가 100미터 달리기를 뛰고 있다면 절대적으로 도움이 된다. 하지만, 사람의 인생은 마라톤을 달리는 것과 같다. 아무리 초반 스파트가 빠르다고 할지라도, 지구력이 뒤지만 우승은 커녕 완주도 힘들게 된다. 초반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더라도 점차로 학습에 대한 의욕자체가 떨어진다면 아이가 온전히 경주를 마칠수 있겠는가. 끝까지 억지로 경주를 마치더라도 그 아이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을까? 답은 절대적으로 '노' 이다.

유대인 가정의 큰 특징중 하나는 바로 '부모의 기다림' 이다. 유대인 부모는 아이가 스스로 어떠한 것에 관심을 나타내기 까지 기다린다. 그렇다고 무관심한 눈으로 언제까지나 느긋이 기다리지는 않는다. 아이를 지켜보며 애정어린 관찰자 역할을 한다. 그럼 무엇을 관찰하는 것일까? 흔히 아이들은 최소 한두가지 정도는 어떤 사물에 많은 관심을 보일 수 있다.

예를 들면 우리 첫째의 경우 어릴때부터 물고기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무지개 물고기'라는 책을 필두로 최근에는 '물고기 도감'까지 사다 주었다. 아이가 뭔가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면 부모는 곁에서 함께 따라간다. 물고기 그림을 그린다고 한다면, 아이보다 절대 잘 그리거나 온전한 물고기를 그려주려고 하면 안된다. 또 물고기에 대해 일일이 지식을 전달해 주려고 해서도 안된다. 다만 아이 뒤에서 따라가며 아이를 도와주는것이 필요하다. 그러다가 점차로 관심이 더 커지면, 아이에게 작은 어항을 사준다. 직접 물고기를 기르면서 물고기를 관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리고 점차적으로 물고기 관련된 더 전문적인 책을 사서 읽어주면 된다. 그리고 물고기를 주제로 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 영화, 유튜브 영상을 시청시켜 주면서 아이의 사고를 더욱더 자극한다. 물고기와 관련된 세계는 너무나도 넓다. 민물고기, 바닷물고기, 각종 물고기, 생김새, 색깔, 사는곳등 정말 드넓다. 최근에는 잠실 롯데몰에 있는 아쿠아리움 연간회원권을 끊고 거의 매주 다니고 있다. 이러다가 물고기학자가 되는거 아냐? 라고 할지 모르지만,(사실 본인이 좋아한다면 그 길로 가도록 해 줄 의향도 있다) 아이들의 학습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관심이라는 것은 스스로 발전하고 진화한다. 물고기로 시작된 아이의 관심은 새롭게 받아들여진 지식들끼리 연결되고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주변 카타고리인 바다, 어류, 포유류, 지구기후 등으로 옮겨가기 된다. 모든것은 선 호기심, 후 지식 이라는 메카니즘에 따른 것이다. 아이가 호기심을 느끼면 적절히 그 호기심을 학습으로 해소하면서 더 큰 호기심을 가지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매 단계마다 순수한 지적 재미와 쾌감이 동반된다. 알아가는 자체가 재미이자 놀이인 샘이다. 

아이의 호기심을 씨앗과 같아서 처음엔 작지만 점차 발아하면 거기서 줄기와 잎이 나오고 곧 더 많은 줄기와 잎으로 분화된다. 부모의 역할은 이 잎과 줄기가 잘 자라도록 기다려 주고 햇빛과 물을 주기적으로 주면서 도와주는 것 뿐이다. 처음에 물고기에 관심을 보인다고 해서 무턱대고 백과사전을 들이대며 가에서 하 까지 모든 종류의 물고기를 일일이 설명해 준다면 아이는 다시는 물고기에 대해 처다보지 않을 것이다. 현명한 부모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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