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이가 편안하게 토론하고 식사하는 행복의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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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의 가정은 여느 한국인의 가정의 모습과는 다르게 거실에 TV 가 따로 없다. 거실벽에는 이스라엘 지도와 예루살렘 풍경화가 걸여 있고, TV가 있어야할 공간에는 책장과 책들이 빽빽하게 꽃혀 있다. 책장의 책들은 대부분 두꺼운 양장본의 탈무드와 토라로 채워져 있다. 쓸데없이 자리를 차지하는 인테리어 장식품 대신 책들이 자리잡고 있다. 아이들의 방도 마찬가지이다. 히브리 알파벳이 써 있는 벽보와 아이들의 책들이 가득하다. 또는 아이들이 직접 그린 그림과 글씨가 쓰인 편지들로 가득하다.
일단 집안에 TV가 있다면, 그 집안에서 가족들의 대화는 불가능하다. 물론 잠깐 묻고 답하는 정도의 대화는 되겠지만, 식사하면서 진득하게 진지하고 재미나게 오랫동안 대화하는 분위기가 전체적인 가족적 분위기로 자리잡는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모든 행복의 시작은 식탁에서 부터 시작된다." 라는 말을 기억하자. 가족의 행복은 가족들간의 유대에서부터 시작된다. 인간의 자아실현과 출세와 성공등 모든것이 바로 가정의 토대 위에서 싹을 틔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정에서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 사회적으로 아무리 성공했다 하더라도 그는 행복할 리가 없다.
어쨋은 지금 말하고자 하는 요지는, 가족들간의 대화의 분위기를 회복하고, 적어도 매주 1회정도는 최고의 음식을 준비하여 가족들과 서로 일주일간 있었던 일들을 말하고 토론하고 대화하는 시간을 가질때의 효과는 실로 어마어마한 것이라는 것이다. 그간 바쁘게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자연스레 가정보다는 회사일에 더 비중을 두고 살아온 것이 우리 세대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요즘은 점차적으로 가정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회적 추세에 따라 점차 다시 '가정으로 가정으로' 돌아오는 가장들도 늘고 있다. 이는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한 유대인이 말하는 이러한 식탁에서의 대화의 시간, 즉 소위 '천국의 식탁'은 부모와 자녀들이 같이 식사를 하며 끝없이 대화를 나누고 각자의 고민과 생각을 주저없이 꺼내어 함께 치유해 가는 공간을 의미한다. 누군가가 질문을 하면 아무리 사소한 이야기일지라도 모두들 자유롭게 조언하고 진지하게 토론하는 문화 속에서 아이들은 자신이 언제나 존중받고 있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느끼게 된다. 이렇게 서스름 없이 대화하다 보면, 가족들간 모르는 일은 없게 된다. 직장동료가 일주일동안 어떻게 지내는 지는 훤히 꿰뚫으면서, 정작 자기 자녀가 일주일동안 무슨일을 하고 있는지, 어떤 고민이 있는지 모르는 부모가 수두룩 하다는 사실을 정말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유대인들은 보통 안식일 저녁에 이 식사시간을 보내는데, 보통 가장이 주로 질문을 하면, 아이들이 대답을 한다. 가끔 어린 아이가 엉뚱한 대답을 하거나, 틀린 답을 내 놓더라도 절대 그에 대해 답을 하거나, 틀렸다고 지적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넘어가거나 다른 아이가 대답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준다. 열살이상 되어 혼자서 글을 쓰고 발표를 할줄 아는 아이는 혼자서 미리 어떤 질문에 대해 답을 만들어와서 발표를 할 수도 있다. 자연스런 가족 세미나가 되는 것이다. 이처럼 자연스러운 토론시간은 서로에 대한 관심을 증진시킬 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 학습에 대한 동기를 유발시키는 역할도 한다.
그렇다고 이 시간에 질의와 응답만을 하는 것은 아니고, 다양한 소재의 대화가 가능하다. 소재가 무엇이든 서로에 대한 사랑과 존중이 다양한 방식만 표현되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시간이야 말로 진정한 의미의 '힐링' 즉 치유의 시간이다. 밖에서 받은 상처나 각종 고민들도 이러한 가족식탁에 오면 치료받고 해소되고 위로를 얻게 되어 새로운 힘을 얻게 된다. 그야말로 가정은 치유의 장소이자 에너지의 근원이 되는 셈이다.
이 땅에서의 삶에서 천국을 미리 맛보는게 바로 이런것이 아닐까. 이런것이 바로 천국의 식탁이 아닐까. 행복의 근원은 역시 가정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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