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11일 금요일

탈무드에 나오는 하브루타식 추리력 - 자기자신과의 대화법


<영화 Sjerlock Homes, 2009  Directed by Guy Ritchie>


아주 희미한 흔적과 단서만으로 일어났던 일들을 척척 알아맞추는 셜럭홈즈에 대해서 대부분 잘 아실 것이다. 아론 패리(Aaron Parry)의 탈무드에는 코넌 도일의 명탐정 셜럭 홈즈에 버금가는 유대인 랍비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 유대인학자는 우크라이나 남부의 오데사에 살고 있었는데, 어느날 모스크바로 향하는 기차안에서 처음만난 어떤 남자의 이름을 정확히 알아맞힌다. 한마디의 질문도 하지 않고 말이다. 어떻게 이게 가능했을까? 다음은 이 남자의 추리과정이다.


이 친구, 촌사람처럼 보이지는 않는데,
그렇다면 아마도 이 지역 출신일 거야,
그렇다면 틀림없이 유대인이겠군.
왜냐하면 이 지역은 유대인 구역이거든,

그럼 이 친구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모스크바에 갈수 있도록 허가 받은 사람은
이 지역에서 나 혼자 뿐인데...,
아니, 잠깐만, 모스크바 외곽에 삼벳이라는 작은 도시가 있지.
그리고 그곳에 가려면 특별히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도 아니잖아,

그럼 거기에는 왜 가는 것일까?
 아마 거기에 살고 있는 가족들을 방문하러 가는 길일거야.
그 도시에는 딱 두 가족만 살아.
번스타인 가족과 스타인버그 가족이지,
번스타인 가족은 서로 찾는 분위기는 아닌데...
그럼 이 젊은이는 틀림없이 스타인버그 가족을 찾아가고 있구만...

그런데 왜 가는 것일까?
스타인버그 가족에게는 딸들만 있어.
그러니까 아마 그는 사위이겠지.
그렇다면 몇번째 딸의 사위일까?
사라는 부다페스트 출신의 괜찮은 변호사와 결혼했고,
에스더는 자도미르 출신의 사업가와 결혼했어.
아마도 사라의 남편이겠군.

그렇다면 이름은 알섹산더 코헨이겠네.
그의 고향인 부다페스트는 반유대주의가 팽배해 있으니
아마 이름을 바꿧을 거야. 헝가리 말로 코헨이 뭐지?

그래, 코박스야!!


안녕하세요 코박스씨​!!!


​애거서 크리스티나 코넌 도일처럼 세계적인 추리소설을 쓰는 사람들이 창조한 전통적인 명탐정들의 공통점은 바로 탈무드식 사고를 한다는 점이다. 탈무드식 사고란 끊임없이 답을 찾기위해 자기자신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증명과 반박을 되풀이하다 보면 어느새 정답에 가까운 답을 얻어 낼 수 있다. 결국 명탐정은 '스스로와 논쟁하는 사람인 샘이다'.

탈무드식 사고에서 정답은 없다. 결코 성급하게 답을 내서도 안된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최초의 단서)를 가지고 끊임없이 뒤집어 보고 다시 알게된 사실을 또 한번 번복하고 검증하면서 조금씩 진실에 다가간다. 자신이 알고있는 답이 확고부동한 정답이라고 여기지 않고, 무수히 의심하고 그 과정에서 새로이 알게 된 사실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바로 탈무드식 사고의 핵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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